미국 프로판 수출 하루 209만 배럴로 월간 최대, 인도행 3.5배 늘 때 조선 3사가 따낸 초대형 가스선 16척은?
미국 프로판 수출 하루 209만 배럴로 월간 최대, 인도행 3.5배 늘 때 조선 3사가 따낸 초대형 가스선 16척은?

미국 프로판 수출 하루 209만 배럴로 월간 최대, 인도행 3.5배 늘 때 조선 3사가 따낸 초대형 가스선 16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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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정보청 통계를 보면 올해 1~7월 미국의 프로판 수출은 하루 평균 193.8만 배럴로 1년 전 177.2만 배럴보다 9.4% 늘었습니다. 4월 한 달은 하루 209.3만 배럴까지 올라 월별 통계로 가장 많았고, 같은 기간 인도로 간 물량은 1년 전의 3.5배가 됐습니다.

실어 나를 짐이 늘고 바닷길이 길어지자 이를 나를 배 주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 3사가 6월부터 9월까지 VLGC·VLAC라는 이름으로 공시한 초대형 LPG·암모니아 운반선 계약은 16척, 2조 7,469억원어치이고 인도 시점은 모두 2030년입니다.

LPG와 초대형 가스운반선

LPG는 원유를 정제하거나 천연가스를 뽑아낼 때 함께 나오는 프로판과 부탄을 액체로 만든 연료입니다. 가정용 가스통과 택시 연료로 익숙하고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플라스틱 원료로도 쓰이는데요, 기체 상태로는 부피가 너무 커서 압력을 높이거나 차갑게 식혀 액체로 바꾼 뒤 배로 나릅니다.

이 액체를 대양 건너 나르는 가장 큰 배가 초대형 가스운반선, 영어 약자로 VLGC입니다. 공시에는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을 뜻하는 VLAC도 나오는데, 암모니아도 LPG처럼 영하 수십 도로 식혀 액체로 실을 수 있어 같은 계열의 가스운반선으로 만들어집니다.

배를 쓰는 방법은 크게 직접 사거나 빌리는 것입니다. 화물 주인이 배를 하루 단위로 빌리는 값을 용선료라고 하는데요, 이삿짐 트럭을 하루 얼마에 빌리는 것과 같습니다. 실어 나를 배가 모자라면 이 값이 오르고, 선주는 비싼 용선료가 오래갈 것 같으면 새 배를 주문합니다.

월별 통계로 가장 많았던 미국 프로판 수출

미국 프로판 월별 하루 평균 수출량 꺾은선 그래프

위 그래프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9월 30일 공개한 월별 프로판 수출량을 하루 평균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2025년에는 하루 160만~190만 배럴 사이를 오갔는데, 올해 3월 194.3만 배럴로 올라선 뒤 4월 209.3만 배럴을 찍었고 7월에도 190.8만 배럴을 유지했습니다.

배럴은 원유나 석유제품을 세는 단위로 1배럴은 약 159리터입니다. 하루 200만 배럴이면 1.5리터 생수병 2억 개 남짓을 날마다 내보내는 셈이죠. 그래프의 2026년 4월 값은 프로판만 따로 집계한 2004년 이후 월별 통계에서 가장 큰 숫자입니다.

길게 보면 증가 속도가 더 분명합니다. 같은 통계의 월별 값을 단순 평균하면 2019년 하루 약 110만 배럴, 2023년 약 162만 배럴, 2025년 약 178만 배럴이었는데요, 올해 1~7월 평균 193.8만 배럴은 2019년의 1.8배 가까운 수준입니다.

주간 통계에서도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9월 25일로 끝난 주까지 최근 다섯 주 가운데 세 주가 하루 200만 배럴을 넘었는데요, 다만 주간 값은 배가 떠난 날짜에 따라 출렁임이 커서 마지막 주에는 166.9만 배럴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중동 공급 차질과 바뀐 목적지

수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중동 쪽 공급 차질이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9월 단기에너지전망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물동량이 계속 제약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멈춘 원유 생산이 8월 하루 670만 배럴로 7월의 500만 배럴보다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안쪽 산유국들이 원유와 가스를 바깥 바다로 내보내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아파트 단지의 출입구가 공사로 막히면 차들이 먼 뒷길로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이 길목이 막히면 가까운 중동산 대신 먼 곳의 물량을 찾게 됩니다. 에너지정보청은 이런 제약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중동 원유 생산이 2027년 2분기까지 분쟁 전 평균을 밑돌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같은 전망에서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8월 평균 배럴당 91달러로 7월보다 7달러 올랐습니다. 8월 31일 한화오션 계약 공시에 적힌 매매기준환율 1달러 1,376.5원으로 바꾸면 배럴당 약 12만 5천원인데, 에너지 수송로가 막히면 가격과 운송 경로가 함께 흔들린다는 점을 보여 주는 숫자입니다.

아래 표는 미국 프로판이 어디로 갔는지를 1~7월 누적량으로 비교한 것입니다. 단위는 만 배럴이고, 아시아의 주요 수입국 다섯 곳을 골라 전체 수출과 함께 놓았습니다.

목적지2025년 1~7월2026년 1~7월증감
전체37,559만 배럴41,079만 배럴9.4% 증가
일본9,031만 배럴10,340만 배럴14.5% 증가
중국5,733만 배럴5,204만 배럴9.2% 감소
인도906만 배럴3,178만 배럴3.5배
한국2,623만 배럴2,437만 배럴7.1% 감소
인도네시아1,689만 배럴1,891만 배럴11.9% 증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인도입니다. 1년 전 906만 배럴이던 인도행 물량이 3,178만 배럴로 늘면서 미국 프로판 수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몫도 2.4%에서 7.7%로 커졌습니다. 중동과 가까운 인도가 미국산을 이만큼 늘렸다는 것은 가까운 곳에서 사 오던 물량 일부를 먼 곳에서 채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일본행은 14.5% 늘었지만 중국행은 9.2%, 한국행은 7.1% 줄었습니다. 미국산이 아시아 전체로 고르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인도와 일본 쪽으로 몰린 모습인데요, 한국은 1~7월 미국산 프로판을 2,437만 배럴 받아 1년 전보다 적었습니다.

달별로 보면 흐름이 한 방향만은 아닙니다. 인도행은 3월 783.6만 배럴로 가장 많았다가 7월 335.3만 배럴로 줄었는데, 그래도 1년 전 7월 74.5만 배럴의 4배가 넘습니다. 중국행은 1~7월 합계로는 줄었지만 7월 한 달은 1,111.4만 배럴로 1년 전 645.5만 배럴보다 많았고, 한국행 7월 물량은 272.4만 배럴로 1년 전 462.3만 배럴보다 적었습니다.

같은 짐도 멀리 가면 배가 더 필요한 이유

해운에서는 실어 나른 양만큼 톤마일을 중요하게 봅니다. 톤마일은 화물 무게에 이동 거리를 곱한 값인데, 같은 10톤 짐이라도 옆 동네로 나를 때와 다른 도시로 나를 때 필요한 트럭 수가 다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멀리 갈수록 배 한 척이 한 번 다녀오는 데 걸리는 날이 늘어 같은 양을 나르는 데 더 많은 배가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아시아로 가는 배는 파나마 운하를 지나 태평양을 건너거나, 대서양을 내려가 아프리카 남쪽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으로 들어갑니다. 어느 길이든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해 인도로 가는 배보다 바다 위에 머무는 날이 훨씬 길죠.

그래서 수출량이 9.4% 늘어난 것보다 배가 필요한 정도는 더 크게 늘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톤마일은 공식 기관이 매달 내는 숫자가 아니어서, 이 글에서는 수출량과 목적지 변화로 방향만 확인합니다.

조선 3사 공시로 본 초대형 가스운반선 주문

배가 모자라다는 신호는 조선소 주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래 표는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6월부터 9월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낸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 가운데 VLGC와 VLAC 계약만 모은 것으로, HD한국조선해양 계약은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가 맺었습니다. 계약 상대는 공시에 아시아 소재 선사, 유럽 소재 선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 버뮤다 지역 선주처럼 지역으로만 적혀 있고 회사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계약일조선사선박계약금액
5월 30일HD현대중공업VLGC 8척1조 4,161억원
7월 10일HD현대삼호VLAC 3척5,456억원
8월 31일한화오션VLGC 3척4,778억원
9월 29일삼성중공업VLGC 2척3,074억원

계약금액은 달러로 맺은 값을 계약일 환율로 원화로 바꾼 것입니다. 9월 29일 삼성중공업 계약은 1달러 1,360.0원을 적용해 한 척에 약 1,537억원이었고, 달러로 바꾸면 약 1억 1,300만 달러입니다.

5월 30일 HD현대중공업 계약은 1달러 1,505.8원을 적용해 한 척에 약 1,770억원이었지만 달러로는 약 1억 1,760만 달러라 차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같은 종류의 배인데 원화 금액이 크게 달라 보이는 것은 그사이 원화 가치가 올라 환율이 내려간 영향이 큰 셈이죠.

암모니아 운반선은 조금 더 비쌌습니다. 7월 10일 HD현대삼호의 VLAC 3척은 1달러 1,504.2원 기준 한 척에 약 1,819억원, 달러로 약 1억 2,090만 달러였고, 8월 31일 한화오션의 VLGC 3척은 한 척에 약 1,593억원, 달러로 약 1억 1,570만 달러였습니다.

조선사는 배값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내려가면 같은 달러 계약이라도 원화로 잡히는 매출이 줄어듭니다. 계약 때 환율과 실제로 대금을 받을 때 환율이 다를 수 있어, 조선사 실적을 볼 때는 수주 금액과 함께 원/달러 흐름도 같이 봐야 합니다.

인도 시점도 볼 만합니다. 표의 배는 가장 빠른 것이 2030년 2월 말, 가장 늦은 것이 2030년 12월 초에 인도될 예정이라 지금 주문해도 3년 반에서 4년 남짓 기다려야 배를 받습니다. 대금은 공사 진척에 따라 나눠 받는 조건이어서, 아파트 분양 대금을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나눠 내듯 조선사 매출도 보통 건조 기간에 걸쳐 나뉘어 잡힙니다.

공시에 적힌 매출액 대비 비율로 보면 HD현대중공업의 VLGC 8척 계약은 8.05%, 삼성중공업의 VLGC 2척 계약은 2.9%였습니다. 한 건으로 실적이 크게 바뀌는 규모라기보다 쌓여 가는 수주의 한 조각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다음에 확인할 점

해 질 녘 저장 탱크가 늘어선 수출 터미널 부두에 정박한 가스운반선
해 질 녘 LPG 수출 터미널 부두에 정박한 가스운반선 / Ai 생성 이미지

가장 먼저 볼 숫자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10월 30일 내놓을 8월 월별 수출 통계입니다. 하루 190만 배럴대를 지키고 인도행 물량이 월 300만 배럴 이상 이어지면 미국산이 중동 공백을 메우는 흐름이 계속된다고 볼 수 있고, 다시 하루 170만 배럴대로 내려가면 4월의 기록이 일시적이었다는 뜻이 됩니다.

비교 기준도 미리 정해 둘 만합니다. 작년 8월은 하루 163.3만 배럴로 그해 가장 적었고, 10~12월은 하루 177.0만~182.4만 배럴이었습니다. 올해 같은 달이 이 값을 넘으면 1년 전보다 많은 수출이 이어진다는 뜻이 됩니다.

두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입니다. 에너지정보청의 10월 단기에너지전망이 미국 시각 10월 6일 나오는데, 중동 생산 회복 시점을 앞당기면 먼 거리 운송 수요가 줄어들 수 있고 늦추면 지금의 흐름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조선 쪽에서는 연말까지 초대형 가스운반선 계약 공시가 이어지는지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됩니다.

이 블로그는 절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확인해보세요 : 10월 30일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공개할 8월 프로판 수출 통계에서 하루 수출량이 190만 배럴대를 지키는지, 인도행 물량이 월 300만 배럴 이상 이어지는지 확인해 보세요.
— 미국 에너지정보청

※자료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 월별 프로판 수출

미국 에너지정보청 국가별 프로판 수출

미국 에너지정보청 주간 프로판 수출

미국 에너지정보청 2026년 9월 단기에너지전망

HD한국조선해양 VLGC 8척 계약 공시

HD한국조선해양 VLAC 3척 계약 공시

한화오션 VLGC 3척 계약 공시

삼성중공업 VLGC 2척 계약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