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산 1년 반 새 755조원에서 1,256조원으로, 2027년 1월 바뀌는 유동성비율 규제는?
증권사 자산 1년 반 새 755조원에서 1,256조원으로, 2027년 1월 바뀌는 유동성비율 규제는?

증권사 자산 1년 반 새 755조원에서 1,256조원으로, 2027년 1월 바뀌는 유동성비율 규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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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집계로 국내 증권회사 61곳의 자산총액은 2026년 6월 말 1,256.1조원으로, 2024년 말 755.2조원보다 약 66% 늘었습니다. 1년 반 만에 몸집이 3분의 2가량 커진 셈인데요, 같은 기간 분기 순이익은 다섯 배를 넘게 불어났습니다.

이렇게 커진 증권업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7년 1월 1일부터 유동성비율 규제를 모든 증권사로 넓히고, 위기 때 실제로 쓸 수 있는 돈만 세도록 계산법을 바꾸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증권사가 몸집을 키우는 속도와 돈을 마련하는 방식이 함께 시험대에 오르는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1년 반 사이 커진 증권사 몸집

자산총액은 증권사가 가진 현금과 주식·채권, 고객에게 빌려준 돈 등을 모두 더한 값을 말합니다. 가게로 치면 금고 속 현금과 진열대의 물건, 외상으로 내준 돈까지 장부에 적힌 재산을 모두 합친 숫자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금융감독원이 분기마다 내는 증권회사 영업실적 자료에서 분기 말 자산총액과 그 분기의 순이익을 모은 것입니다. 나중 발표에서 고쳐진 값이 있으면 가장 최근 발표를 따랐습니다.

2024년 말부터 2026년 6월 말까지 증권회사 자산총액 막대와 분기 순이익 꺾은선 혼합 그래프

자산은 2025년 내내 분기마다 수십조원씩 늘다가 2026년 들어 증가 폭이 커졌습니다. 2025년 12월 말 944.4조원이던 자산이 3월 말 1,098.4조원, 6월 말 1,256.1조원으로 올라섰습니다.

석 달마다 150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라, 2025년 한 해 동안 늘어난 폭을 올해는 반년 만에 넘어섰습니다. 2분기 증가분은 주로 현금 및 예치금과 미수금에서 나왔는데요, 미수금은 거래는 끝났지만 대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받을 권리만 있는 돈을 말합니다.

순이익 흐름도 비슷합니다. 2026년 2분기 순이익은 5조 1,914억원으로 1년 전 2조 8,502억원보다 82.1% 늘었고, 금융감독원은 증시 활성화로 수수료수익과 자기매매손익이 늘어난 것을 주된 이유로 들었습니다.

수수료 가운데 고객의 주식 매매를 대신해 주고 받는 수탁수수료는 5조 7,708억원으로 1년 전 1조 9,037억원의 세 배 수준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직전 분기보다 수탁수수료가 늘어난 이유로 주식 거래대금 증가를 들었습니다.

자기매매손익은 증권사가 자기 돈으로 주식·채권·파생상품을 사고팔아 남긴 손익을 말합니다. 2분기에는 5조 9,825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45.8% 늘었는데, 금융감독원은 분기 중 코스피가 3월 말 5,052에서 6월 말 8,476으로 오르면서 주식·펀드 쪽 손익은 크게 늘고 파생상품 쪽 손익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줄어든 파생상품 손익을 헤지 운용 등에서 나온 손익으로 분류했습니다. 헤지는 가격이 반대로 움직일 때를 대비해 들어 두는 보험 같은 거래라, 주가가 오르면 주식에서 번 만큼 보험 쪽에서는 손실이 나는 구조죠.

같은 2분기 판매관리비는 5조 3,081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1.3% 늘었습니다. 순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20.0% 늘어난 것과 비슷한 속도라, 버는 돈과 함께 쓰는 돈도 커진 분기였습니다.

1분기와 2분기 순이익을 더하면 약 9조 5,182억원입니다. 2025년 한 해 순이익 9조 6,455억원에 반년 만에 거의 닿은 셈이라, 증권사 실적이 얼마나 빠르게 커졌는지 보여 줍니다.

고객 돈과 빌린 돈으로 본 부채 구성

자산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어딘가에서 마련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6월 말 증권사의 부채총액은 1,140.9조원으로, 3월 말 991.5조원보다 149.4조원 늘어 자산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예수부채는 고객이 주식 거래를 위해 맡겨 둔 돈처럼 증권사가 돌려줘야 할 돈을 말합니다. RP매도는 증권사가 가진 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렸다가 정해진 날 되사 오는 거래로,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린 뒤 기한 안에 찾아오는 것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아래 표는 3월 말과 6월 말 사이 부채 가운데 덩치가 큰 항목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비교한 것입니다. 미지급금처럼 여러 항목이 섞인 기타 부채는 표에서 따로 빼고 아래 문단에서 설명합니다.

항목2026년 3월 말2026년 6월 말증감
예수부채177.1조원225.8조원48.7조원 증가
RP매도206.7조원209.0조원2.3조원 증가
발행어음54.4조원55.9조원1.5조원 증가
차입금 등207.5조원244.1조원36.6조원 증가
부채총계991.5조원1,140.9조원149.4조원 증가

표에 넣은 항목 가운데서는 고객이 맡긴 돈인 예수부채가 가장 크게 늘었고, RP매도는 석 달 사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가운데 인가를 받은 대형 증권사만 찍을 수 있는 어음인데, 이 역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표에 없는 미지급금도 55.7조원 늘었는데, 앞의 미수금과 반대로 증권사가 거래 대금을 아직 치르지 않은 돈입니다. 차입금 등도 36.6조원 늘었습니다. 고객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거나 빌린 돈의 만기가 몰려올 때 증권사가 버틸 수 있는지가, 몸집이 커진 지금 금융당국이 계산법을 다시 손보는 이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 뒤 드러난 유동성비율의 빈틈

유동성비율은 1개월이나 3개월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같은 기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로 나눈 값입니다. 이번 달 통장에 들어올 돈과 이번 달 빠져나갈 카드값을 견주는 것과 같아서, 100%를 넘으면 들어올 돈이 갚을 돈보다 많다는 뜻이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2년 9월 말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증권사들이 자산유동화 기업어음 차환 등 자금 조달에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환은 만기가 된 빚을 새로 빌린 돈으로 갚는 것을 말하는데, 시장이 얼어붙자 새로 빌리는 길이 막혔던 것입니다.

한국증권금융과 산업은행의 지원 프로그램까지 긴급히 돌았지만, 당시 각 증권사의 유동성비율은 지표상 100%를 웃돈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숫자로는 괜찮았는데 실제로는 돈이 막혔다는 점이 이번 개정의 출발점입니다.

빈틈은 두 가지였습니다. 위기 때 제값에 팔기 어려운 자산도 장부 가격 그대로 셌고, 증권사가 서 준 보증처럼 갑자기 돈이 나갈 수 있는 약속은 부채에 넣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과 파생결합증권 발행사 13곳만 1개월·3개월 유동성비율을 100% 이상으로 지켜야 합니다. 나머지 증권사는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는 간접 방식으로 관리받았는데, 개정안은 외국계 지점 12곳을 뺀 49개 증권사 전체에 이 의무를 지웁니다.

신조정유동성비율이 바꾸는 계산법

새 계산법의 이름은 신조정유동성비율입니다. 분자인 유동자산에는 위기 때 값이 떨어질 위험만큼 깎는 할인율을 매기고, 분모인 유동부채에는 채무보증 같은 우발채무를 더하는 방식인데요, 급할 때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만 세겠다는 뜻입니다.

할인율은 흔히 헤어컷이라고 부릅니다. 급하게 중고차를 팔면 시세보다 싸게 넘길 수밖에 없는 것처럼, 시장이 얼어붙으면 제값을 받기 어려운 자산일수록 미리 더 많이 깎아서 세는 셈이죠.

아래 표는 개정안이 유동자산 종류별로 정한 할인율입니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같은 금액을 들고 있어도 유동성비율 계산에서 덜 인정받습니다.

유동자산 종류할인율
국공채, 특수채, 은행채, AAA등급 채권, 실물형 국공채 ETF0%
AA등급 채권7%
A등급 이하 채권10%
주식, 외화증권, 개방형 펀드, 일반 ETF15%
합성형 ETF30%

주식 할인율 15%는 최근 10년 코스피와 코스닥의 한 달 최대 하락률을, 채권 할인율은 2022년 하반기 시장 경색 때 지수 하락률을 참고해 정했습니다. 합성형 ETF가 가장 높은 이유는 실물 자산 없이 다른 회사와 맺은 계약으로 수익을 받는 구조라 위기 때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채 쪽에서는 우발채무가 새로 들어갑니다. 우발채무는 지금은 빚이 아니지만 일이 틀어지면 대신 갚아야 하는 약속을 말하는데요, 친구 대출에 보증을 서 준 사람이 친구가 못 갚으면 그 돈을 떠안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증권사가 차환을 보증한 단기 증권은 단기신용등급에 따라 잔액의 16% 또는 60%와 그 증권사의 지난 1년 평균 보증 이행률 가운데 높은 값을 곱해 유동부채에 더합니다. 즉시 돈이 나갈 수 있는 대출·출자 약정은 잔액 전액을 더합니다.

담보를 맡기고 빌린 돈도 담보의 질에 따라 다르게 셉니다. 증권사가 가진 AA등급 이상 채권으로 RP매도를 했다면 유출률 0%, 그 밖의 자산이면 50%를 적용하는데, 유출률은 위기 때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는 돈의 비율이라 우량한 담보를 쓸수록 규제 부담이 줄어듭니다.

지금 건전성 숫자와 시행까지 남은 절차

기존 건전성 지표만 보면 증권사들은 여유가 있습니다. 6월 말 평균 순자본비율은 1,140.5%로 61곳 모두 규제 기준인 100%를 넘었는데요, 순자본비율은 위험에 대비해 쌓아 둔 자본이 기준보다 얼마나 넉넉한지를 보여 주는 숫자입니다.

레버리지비율도 평균 723.4%로 모든 증권사가 기준인 1,100% 안에 있었습니다. 다만 두 지표는 자본과 빚의 크기를 보는 숫자라, 한두 달 안에 돈이 막히는 상황을 따로 재는 유동성비율과는 쓰임이 다릅니다.

6월 말 증권사 자본총계는 115.1조원으로 3월 말보다 8.2조원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가 149.4조원 늘어난 것과 견주면 몸집은 주로 고객 돈과 빌린 돈으로 커졌다는 뜻이라, 새 계산법이 들어오면 이 부분이 먼저 시험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일정은 이렇습니다.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은 5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거쳤고, 시행세칙 개정과 각 증권사의 시스템 개발을 거쳐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계획입니다.

금융당국은 같은 발표에서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위험값을 높이고 총투자한도를 새로 두는 개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몸집이 커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는 일반 증권사와 다른 자본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음에 확인할 점

해 질 무렵 강 위 섬에 고층 빌딩이 모인 금융가와 다리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
해 질 무렵 강 위 섬에 모인 금융가 고층 빌딩 / Ai 생성 이미지

가장 가까운 숫자는 금융감독원의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입니다. 작년 3분기 자료는 12월 3일에 나왔는데, 9월 말 자산총액이 6월 말 1,256.1조원보다 더 늘었는지와 예수부채·차입금 가운데 어느 쪽이 늘었는지를 보면 증권사가 어떤 돈으로 커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의 최종 의결 내용입니다. 할인율과 우발채무 가산 비율이 예고안 그대로 확정되는지, 시행일 2027년 1월 1일이 유지되는지에 따라 증권사마다 맞춰야 할 숫자도 달라집니다.

이 블로그는 절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확인해보세요 : 금융감독원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서 9월 말 자산총액과 예수부채, 차입금 변화를 6월 말 숫자와 비교해 보세요.
— 금융감독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2026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금융감독원 증권사 유동성 관리 강화를 위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 추진

금융감독원 2026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금융감독원 2025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금융감독원 2025년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금융감독원 2025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금융감독원 2025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