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8월 14일 낸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MLCC 평균판매가격은 지난해보다 13.9% 올랐고, 수동소자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91%였습니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4~6월 콘덴서 수주도 1년 전보다 85.5% 늘어, 두 회사 숫자 모두 주문이 생산을 앞지르는 흐름을 가리키고 있어요.
무라타는 결산 자료에서 MLCC 매출이 데이터센터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넓은 용도에서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서버를 비롯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작은 부품 시장까지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가 숫자로 어디까지 확인되는지, 두 회사의 공시와 결산 자료로 짚어 보겠습니다.
MLCC가 하는 일과 수동소자라는 이름
MLCC는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줄임말로, 얇은 세라믹과 금속 막을 수백 겹 쌓아 만든 쌀알보다 작은 부품입니다. 전기를 잠깐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 회로에 흐르는 전기를 고르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집에 있는 물탱크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수돗물이 갑자기 많이 필요해져도 물탱크에 받아 둔 물이 있으면 수압이 덜 흔들리듯, MLCC는 칩이 순간적으로 전기를 많이 끌어 쓸 때 전압이 출렁이지 않게 받쳐 줍니다.
MLCC처럼 스스로 신호를 키우거나 계산하지 않고 전기를 저장하거나 걸러 주는 부품을 수동소자라고 부릅니다. 삼성전기는 MLCC와 인덕터, 칩 저항을 묶어 컴포넌트 사업부문에서 만들기 때문에, 공시 숫자는 MLCC만이 아니라 수동소자 전체 기준이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해요.
삼성전기 반기보고서로 본 수동소자 사업
아래 표는 반기보고서 영업부문 정보에서 컴포넌트 사업부문과 회사 전체 숫자를 1년 전 상반기와 비교한 것입니다. 컴포넌트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사 전체보다 얼마나 빠르게 늘었는지를 위아래로 견주어 읽으면 됩니다.
| 항목 | 2025년 상반기 | 2026년 상반기 | 증감 |
|---|---|---|---|
| 컴포넌트 매출 | 2조 4,970억원 | 3조 579억원 | 22.5% 증가 |
| 컴포넌트 영업이익 | 2,902억원 | 4,390억원 | 51.3% 증가 |
| 회사 전체 매출 | 5조 5,233억원 | 6조 6,663억원 | 20.7% 증가 |
| 회사 전체 영업이익 | 4,136억원 | 7,209억원 | 74.3% 증가 |
컴포넌트 영업이익률은 1년 전 11.6%에서 14.4%로 높아졌습니다. 이익이 매출보다 두 배 넘게 빠르게 늘어, 같은 물건을 팔아도 남는 몫이 커진 셈이죠.
지난해 연간 컴포넌트 매출 증가율은 16.5%였는데, 올해 상반기 증가율 22.5%는 그보다 높습니다. 성장 속도가 한 단계 빨라진 셈이에요.
분기로 나눠 보면 속도는 2분기에 더 붙었습니다. 1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의 차이로 계산한 2분기 컴포넌트 매출은 약 1조 6,494억원으로, 1분기 1조 4,085억원보다 17.1% 늘었어요.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2분기 컴포넌트 영업이익은 약 2,741억원으로 1분기 1,649억원보다 1,000억원 넘게 많습니다. 분기마다 이익이 계단처럼 한 칸씩 올라선 셈이죠.
가격이 그 배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기보고서는 MLCC 평균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13.9% 올랐다고 적었는데, 컴포넌트 사업의 주요 원재료인 페이스트와 파우더의 평균 매입단가는 8.6% 오르는 데 그쳤어요.
공장도 거의 쉬지 않고 돌았습니다. 상반기 수동소자 생산능력은 6,156억개, 생산실적은 5,614억개로 평균가동률이 91%였는데요, 지난해 연간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으로 계산한 가동률도 약 92.9%여서 높은 가동률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동률은 공장이 만들 수 있는 최대치 가운데 실제로 만든 비율입니다. 식당 테이블 열 개 가운데 아홉 개 이상이 계속 차 있는 상태라, 손님이 더 몰려도 새 테이블을 놓지 않으면 받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죠.
컴포넌트 매출 3조 579억원 가운데 수출이 2조 9,301억원으로 95% 남짓입니다. 반기보고서는 지역별 주요 고객으로 미주의 인텔과 보쉬, 유럽의 보쉬와 콘티넨탈 등을 적어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주요 고객층에 들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삼성전기는 상반기에만 생산설비 증설 등에 6,828억원을 썼고, 그 가운데 5,208억원이 컴포넌트 사업부문 몫이었습니다. 가동률이 90%를 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늘리는 쪽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셈이죠.
무라타 결산 자료로 본 콘덴서 주문
일본 무라타제작소는 MLCC를 포함한 콘덴서 실적을 따로 공개합니다. 7월 31일 낸 4~6월 결산 자료에서 콘덴서 매출은 2,825억엔으로, 1년 전 2,173억엔보다 30.0% 늘었어요.
같은 기간 콘덴서 수주는 2,240억엔에서 4,155억엔으로 85.5% 늘었습니다. 수주는 고객에게서 받은 주문 금액으로, 앞으로 매출이 될 몫을 미리 보여 주는 숫자예요.
9월 23일 원/100엔 매매기준율 863.68원으로 계산하면 4~6월 콘덴서 수주는 약 3조 5,900억원입니다. 석 달 동안 들어온 주문만 우리 돈으로 3조원이 넘는 셈이죠.

수주가 매출보다 1.47배 많았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한 분기에 들어온 주문이 그 분기에 내보낸 물건보다 훨씬 많으면, 처리하지 못한 주문이 장부에 쌓이게 되거든요.
실제로 콘덴서 수주 잔고는 3월 말 2,692억엔에서 6월 말 4,022억엔으로 석 달 만에 49.4% 늘었습니다. 수주 잔고는 이미 받았지만 아직 납품하지 못한 주문으로, 맛집 앞에 줄 선 손님 수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창고 쪽 숫자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6월 말 무라타 재고자산은 5,390억엔으로 3월 말 5,205억엔보다 3.6% 느는 데 그쳐, 밀려든 주문을 쌓아 둔 재고로 메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볼 수 있어요.
아래 표는 무라타 결산 자료에서 콘덴서와 데이터센터 관련 숫자를 1년 전 같은 분기와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컴퓨터 용도 매출은 회사가 추정한 용도별 매출로, 데이터센터용 MLCC와 전원 모듈 등이 함께 들어 있어요.
| 항목 | 2025년 4~6월 | 2026년 4~6월 | 증감 |
|---|---|---|---|
| 콘덴서 매출 | 2,173억엔 | 2,825억엔 | 30.0% 증가 |
| 콘덴서 수주 | 2,240억엔 | 4,155억엔 | 85.5% 증가 |
| 컴퓨터 용도 매출 | 700억엔 | 1,029억엔 | 47.0% 증가 |
컴퓨터 용도 매출 증가율 47.0%는 회사 전체 매출 증가율 20.7%의 두 배를 넘습니다. 무라타는 이 용도에서 데이터센터용 MLCC와 전원 모듈, 리튬이온 전지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어요.
다른 용도도 함께 늘었습니다. 자동차 쪽인 모빌리티 매출은 16.1%, 스마트폰 등 통신 용도 매출은 13.7% 늘어, 데이터센터가 가장 빠르긴 했지만 수요가 한 곳에만 몰린 것은 아니었어요.
가격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무라타는 영업이익이 59.8% 늘어난 이유로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엔화 약세를 꼽으면서, 고정비 증가와 제품 판매 가격 하락이 이익을 깎았다고 함께 적었어요.
삼성전기 MLCC 평균판매가격이 13.9% 오른 것과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다만 무라타 설명은 콘덴서만이 아니라 회사 전체 제품을 두고 한 것이라, MLCC 가격만 놓고 두 회사를 바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엔화 약세가 숫자를 키운 부분도 있습니다. 무라타는 4~6월 평균 엔화가 1년 전보다 달러당 14.89엔 약해진 영향이 매출 증가에 일부 들어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엔화로 잰 증가율을 그대로 물량 증가로 읽으면 안 됩니다.
가격과 원가가 보여주는 것
두 회사 숫자를 겹쳐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삼성전기는 판매 가격이 원재료값보다 더 많이 올랐고, 무라타는 수주가 매출보다 훨씬 빠르게 늘었어요.
가격이 원가보다 더 오른다는 것은 부품을 사려는 쪽이 웃돈을 내고서라도 물건을 확보하려 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공장이 이미 90% 넘게 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문이 늘어도 생산을 바로 늘리기 어려워, 가격이 먼저 움직이기 쉽거든요.
반대로 볼 점도 있습니다. 부품이 모자랄 것 같으면 고객사가 실제 필요보다 주문을 넉넉히 넣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주문이 섞여 있다면 수주 숫자는 실제 수요보다 크게 보일 수 있어요.
앞으로 나올 숫자에서 예상해 볼 점
무라타의 6월 말 콘덴서 수주 잔고 4,022억엔은 4~6월 콘덴서 매출 2,825억엔의 1.4배가 넘습니다. 쌓인 주문이 차례로 납품된다면 7~9월 콘덴서 매출은 4~6월보다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무라타는 7월 31일 이번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매출 전망을 2조 1,100억엔으로 올렸습니다.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더 늘고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어요.
같은 자료의 영업이익 전망은 4,300억엔으로, 지난 회계연도보다 52.6% 많은 수준입니다. 회사 스스로 낸 전망이라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지만, 하반기에도 주문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뜻은 분명합니다.
삼성전기는 이미 가동률이 90% 안팎이라 매출을 키우는 방법은 생산능력을 늘리거나 가격을 올리는 쪽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기보고서의 상반기 생산능력 6,156억개는 지난해 연간 1만 1,159억개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 생산능력도 조금씩 늘어나는 흐름이에요.
다음에 확인할 점

삼성전기는 지난해 10월 29일 3분기 잠정 실적, 11월 14일 분기보고서를 냈습니다. 올해 3분기 보고서에서 MLCC 평균판매가격 상승률이 13.9%보다 커지는지, 수동소자 가동률이 90% 위를 지키는지가 이 글의 해석을 검증하는 기준입니다.
무라타의 7~9월 결산에서는 콘덴서 수주가 매출보다 계속 많은지, 수주 잔고가 더 쌓였는지를 보면 됩니다. 수주가 갑자기 매출 아래로 내려가면 앞당겨 넣은 주문이 줄어드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는 절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확인해보세요 : 삼성전기 3분기 보고서가 나오면 주요 제품 등의 가격변동추이와 가동률 항목에서 MLCC 가격과 수동소자 가동률을 상반기와 비교해 보세요.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기 2026년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기 2026년 1분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기 2025년 3분기 잠정실적 공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