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3사 수주 잔고 반년 새 31~50% 증가, 반기보고서로 본 AI 전력 수요의 숫자는?
전력기기 3사 수주 잔고 반년 새 31~50% 증가, 반기보고서로 본 AI 전력 수요의 숫자는?

전력기기 3사 수주 잔고 반년 새 31~50% 증가, 반기보고서로 본 AI 전력 수요의 숫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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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기 3사의 2026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6월 말 수주 잔고가 2025년 말보다 HD현대일렉트릭 30.6%, LS일렉트릭 본사 39.6%,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 49.6% 늘었습니다. 계약을 맺고 아직 만들어 넘기지 않은 주문이 반년 사이에 3~5할 불어난 셈입니다.

세 회사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공장과 집, 데이터센터까지 보내는 데 필요한 변압기·차단기·배전반을 만듭니다. 변압기는 전압을 쓰는 곳에 맞게 바꿔 주는 장치로, 수도관의 높은 수압을 집 안 수도꼭지에 맞게 낮추는 감압 밸브와 비슷한 일을 합니다.

세 회사는 반기보고서에서 북미의 낡은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대기 위한 새 전력망 구축을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함께 꼽았습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세 회사 모두 1년 전보다 27~56% 많아졌습니다. 이 글은 그 설명이 실적과 주문 숫자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공시 원문으로 확인합니다.

3사 상반기 실적

세 회사의 연결 손익계산서에서 2026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뽑아 1년 전 대비 증감률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제품을 팔아 원가와 판매·관리 비용을 빼고 본업으로 남긴 돈이고, 영업이익률은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회사상반기 매출(증감)상반기 영업이익(증감)영업이익률
HD현대일렉트릭2조 1,783억원(13.4% 증가)5,453억원(27.6% 증가)25.0%
효성중공업3조 452억원(17.1% 증가)4,166억원(56.2% 증가)13.7%
LS일렉트릭2조 9,535억원(32.7% 증가)3,051억원(55.7% 증가)10.3%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이 셋 가운데 가장 작지만 영업이익은 가장 많았습니다. 영업이익률 25.0%는 물건값의 4분의 1을 이익으로 남겼다는 뜻으로, 1년 전 상반기 22.2%보다도 높아졌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매출의 67.8%인 1조 4,761억원은 변압기·차단기 같은 전력기기에서 나왔고, 선박과 공장에 들어가는 전동기 같은 회전기기와 배전기기가 나머지를 나눴습니다. 회사는 2025년 말 충북 청주에 배전 공장을 새로 지어 중저압차단기 연간 생산량이 기존의 두 배 수준인 1,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효성중공업 연결 실적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짓는 건설 부문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영업부문 주석을 보면 변압기·차단기를 만드는 중공업 부문의 상반기 외부 매출은 2조 178억원으로 12.6% 늘었습니다.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은 4,929억원으로 64.5% 늘어 매출보다 훨씬 빠르게 불었습니다. 부문 숫자는 연결조정 전이라 부문 이익을 모두 더한 값이 연결 영업이익보다 큽니다.

LS일렉트릭은 매출 증가율이 32.7%로 셋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부문별로는 내부거래를 지우기 전 전력 부문 매출이 3조 2,740억원으로 41.3% 늘었습니다.

LS일렉트릭에는 공장 자동화 기기와 금속관을 만드는 부문도 있지만, 이익은 대부분 전력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내부거래를 지우기 전 부문 이익 합계 3,069억원 가운데 92%인 2,833억원이 전력 부문 몫입니다.

2분기에 더 커진 이익 증가 폭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의 2025년 2분기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막대그래프

반기 실적을 석 달씩 나누면 2분기의 개선 폭이 더 큽니다. 그래프는 반기보고서 손익계산서에 함께 실린 3개월 실적으로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을 1년 전 2분기와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1년 전 2분기와 비교한 영업이익 증가율은 HD현대일렉트릭 37.2%, 효성중공업 60.9%, LS일렉트릭 64.4%입니다. 세 회사 모두 상반기 전체 증가율보다 2분기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직전 분기와 견줘도 2분기 이익이 많았습니다. 반기 누적에서 2분기를 빼면 1분기 영업이익은 HD현대일렉트릭 2,583억원, 효성중공업 1,523억원, LS일렉트릭 1,266억원입니다. 다만 HD현대일렉트릭은 반기보고서의 판매 방법에 개별 주문 생산을 적고 있어, 큰 물량이 어느 분기에 납품되느냐에 따라 분기 이익이 출렁일 수 있습니다.

수주 잔고로 본 남은 일감

수주 잔고는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만들어 넘기지 않은 주문의 금액입니다. 식당으로 치면 받아 둔 예약 명단과 같습니다. 아래 표는 세 회사가 반기보고서 수주상황에 적은 잔고를 2025년 말과 견준 것입니다.

회사(집계 기준)2025년 말2026년 6월 말증감
HD현대일렉트릭(연결)9조 4,234억원12조 3,105억원30.6% 증가
효성중공업(중공업 부문, 본사와 주요 종속회사 단순 합산)15조 9,363억원23조 8,344억원49.6% 증가
LS일렉트릭(본사)5조 154억원6조 9,998억원39.6% 증가

세 잔고는 집계 기준이 달라 더하거나 크기를 바로 견주면 안 됩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종속회사(본사가 경영을 지배하는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이고 LS일렉트릭은 본사 기준입니다. 효성중공업은 본사와 주요 종속회사 숫자를 내부거래를 빼지 않고 단순히 더했다고 밝혔습니다.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은 상반기에만 11조 105억원어치의 새 주문을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로 넘긴 2조 9,246억원의 3.8배에 이르러 잔고가 반년 새 절반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LS일렉트릭 본사의 상반기 새 수주 3조 4,677억원은 거의 전부가 송전·배전 설비(T&D)에서 나왔습니다. 변압기를 만드는 자회사 LS파워솔루션의 잔고도 2,207억원에서 5,77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잔고를 같은 표에 적힌 상반기 매출과 견주면 남은 일감의 길이를 어림할 수 있습니다. 상반기 매출 속도가 그대로라고 단순 계산하면 HD현대일렉트릭은 약 2.8년,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은 약 4.1년, LS일렉트릭 본사는 약 2.4년 치 주문이 쌓여 있습니다.

잔고는 외화 계약을 원화로 바꾼 금액이라 환율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회사가 추정한 예상 환율로, 효성중공업은 6월 30일 환율로 환산했다고 적었습니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주문이 그대로여도 원화로 적힌 잔고는 줄어듭니다.

북미가 이끈 수출

HD현대일렉트릭은 반기보고서에 북미에서 낡은 전력 인프라 교체와 데이터센터 연결용 새 전력망 구축이 겹쳐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상반기 매출의 78.3%가 수출이었고, 수출 비중은 2024년 71.3%, 2025년 77.2%에서 더 올라갔습니다.

매출처도 미국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2025년 한 해에는 사우디 전력청(10.3%)이 가장 큰 매출처였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매출의 15.9%로 가장 컸고 사우디 전력청은 5.0%로 내려왔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급의 변동이 커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200MWh급 배터리 저장 설비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맺고 현지 법인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효성중공업 본사의 상반기 중공업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67.4%로, 2025년 한 해 57.1%에서 크게 높아졌습니다. 본사 매출처 가운데 가장 큰 곳은 미국 계열사 HICO로 18.83%를 차지했습니다.

효성중공업 미국 판매법인의 매출처 명단에는 Constellation(15%)을 비롯해 Dominion, AEP 같은 미국 전력회사와 함께 인공지능 회사 X.AI(3%)도 올라 있습니다. 회사는 북미 호황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회사의 전망이지 계약으로 정해진 숫자가 아닙니다.

LS일렉트릭은 내부거래를 지우기 전 지역별 매출에서 북미가 1조 4,3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4% 늘었습니다. 미국 법인 LS ELECTRIC America는 상반기에만 2025년 한 해 매출의 79.5%를 올렸습니다.

LS일렉트릭 본사의 전력 인프라 매출 가운데 41.7%는 미국 법인 LS ELECTRIC America로 향했고, 배터리 회사 LG에너지솔루션(8.5%)과 삼성SDI(7.6%)가 뒤를 이었습니다. 경쟁 변수도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 시장에서 현지 선진 업체와 중국·인도 후발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과 납기를 내세워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국내 수요를 좌우하는 전력망 계획

국내 매출의 몫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상반기 매출 가운데 국내 몫은 21.7%였습니다. 효성중공업 본사 중공업 매출 가운데 내수는 4,850억원이었고, 본사 매출처 가운데 한국전력이 9.09%로 HICO 다음이었습니다.

회사들은 국내 수요를 정부의 전력망 계획과 묶어 설명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으로 송배전 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봤고, 효성중공업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와 원전 계속 운전을 함께 들었습니다. 에너지고속도로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멀리 떨어진 수요지까지 보내는 대용량 송전망을 새로 까는 정부 계획입니다.

LS일렉트릭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고도화를 국내 수요 요인으로 들었습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앞으로의 전력 수요와 발전 설비·송전망 확충 방향을 정하는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LS일렉트릭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자동차·데이터센터 같은 첨단산업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국내 전력 인프라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공장 하나를 새로 지을 때마다 그 공장에 전기를 대는 변전 설비와 배전반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확인할 점

해 질 녘 변전소의 송전 철탑과 변압기 설비
해 질 녘 변전소의 송전 철탑과 변압기 설비 / Ai 생성 이미지

11월 중순까지 나올 3분기 보고서에서는 수주 잔고가 6월 말보다 더 늘었는지가 첫 번째 기준입니다. 새로 받은 주문이 매출로 넘긴 금액보다 많아야 잔고가 늘어납니다.

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에도 2분기 수준(HD현대일렉트릭 2,870억원, 효성중공업 2,643억원, LS일렉트릭 1,785억원)을 지키는지가 기준입니다.

이 블로그는 절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확인해보세요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3사의 3분기 보고서가 나오면 수주 잔고와 분기 영업이익을 반기보고서와 비교해 보세요.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D현대일렉트릭 2026년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효성중공업 2026년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S일렉트릭 2026년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D현대일렉트릭 2025년 사업보고서